장성춘 대표이사/발행인

시작 전부터 워낙 지구촌이 들썩일 정도로 시끄러웠기에 막상 격고보니 적어도 하동 사람들은 온 것인지 간 것인지도 모르는 그런 2024년도 장마다.

금방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동안 멈추고 희안한 것이 제철도 아닌데 마치 소슬바람처럼 드러낸 속살을 시리게 하더니 다시 세차게 한줄기가 몰아친다.

중앙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당대표가 사실상 정해 진 것이나 진배없는 상황인 가운데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도 당초 예상과 같이 한동훈 당대표가 결선까지 갈 것도 없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이 되었다.

국제 정세가 정말 심상치 않고 이상 기후 또한 예사롭지가 않아 국민들의 부담은 어림 잡는 것 조차도 어려워 보일 정도다.

하긴 아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다시 실감케 해 주는 상황이라고 요지경 세상을 곱씹어 말한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었지만 하동군 행정과 하동 사람들은 어떤 기대감을 가졌었다.

계속되는 얄궂은 날씨의 장마에서 잠깐이나마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온유한 햇살을 본 것이다.

그랬었는데 그것은 금방 한 여름밤에 꾼 ‘개꿈’이 되어 버리고 사람들의 혹시나 하는 기대는 더 바랄 것도 없이 역시나 무참하게도 짓이겨져 버렸다.

하동여고가 있는 사학재단인 하동육영원 이사들은 온 군민들의 시선이 집중 되어진 날에 국민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인 하동고등학교와 하동여고 통합의 건을 의안에 올리지도 않았다가 느닷없이 어느 날에 갑자기 상정을 하고는 최종 부결 처리가 났다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문제의 사안은 매우 중차대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고작 7명 이사들의 마음먹기에 달렸고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다.

그렇다면 군민의 68% 이상이 찬성한 학교통합의 문제를 이들 7명은 얼마나 대단한 용가리 통뼈들 이기에 절대다수 국민들의 기대와 바램을 맘대로 쥐락펴락 할 수가 있는 것일까.

사학재단 하동육영원의 운영에 있어 재정 자립율은 약 5~6%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사실상 이것은 국가에서 국민의 혈세로 먹여 살리는 것으로 봐야만 하는데 이런 현실 앞에서 어떻게 무책임하게 사학재단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그것을 다 차치를 하더라도 대단한 특권을 가진 7인의 이사들이 진정으로 사학의 운영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적어도 사재를 털어서 재단에다 기부를 했다면 그 누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터무니 없어 보이지만 대단한 힘을 자랑하는 사학재단 하동육영원 7인의 이사들에게 정식으로 묻고 싶다 ‘과연 그렇게들 하셨습니까?’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책임있는 사람들의 권리 행사가 아니라 군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하나의 횡포로 밖에 볼 수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하동군 의회는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면서 금방이라도 무슨 큰 일을 낼 것처럼 희안한 공연을 펼치더니 결국 국민들의 분노만 증폭시키고 말았다.

이 또한 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로 하동군의회는 지난 15일 열린 임시회의 기획행정위원회에서 하동보건의료원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만장일치로 가결 시켰다.

그렇게 뭔가 군민들에게 다가가고 또 행정과 협치의 모양새를 갖추는 것인가 기대를 했었는데 여지없이 하동군의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어 실시 설계비 12억 5천여만원 전액을 삭감해 버렸다.

앞서 한번 엎었던 터라 기획 행정위원회에서 계속 붙잡고 있기에는 군민들의 시선이나 여론이 부담스러워 슬그머니 그것도 만장일치라는 그럴듯한 모양새까지 갖춰서 본 회의에다 넘긴 것이다.

일단은, 그러고 나서 본 회의에 올라온 추경안 가운데 하동공공의료원 실시설계 용역비 전액을 삭감하였고, 어쩌면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그런 수순을 밟은 것이다.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는 사학재단 하동육영원 이사들이나 하동군의회 의원들의 행동들은 공히 학부모와 군민들의 생각이나 입장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한 선택과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