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저는 포크레인 중기업자로서 토지 소유자 갑로부터 토지개발을 의뢰받아 토지개발 공사를 완료했으나, 공사대금을 받지 전 위 토지는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토지소유자는 갑에서 을로 변경되었고, 여전히 저는 갑으로부터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개발을 완료한 토지를 점유하고 있음을 근거로 위 토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을 내 걸었습니다. 이 경우 과연 저는 유치권을 인정받아 갑으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을 을로부터 받을 수 있는지요?

답 : 민법상 유치권이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한 채권을 가지는 경우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제320조 제1항)입니다. 이는 일방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전까지는 상대방도 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채무의 문제와도 비슷해 보이지만, 유치권은 소유권이 다른 사람으로 이전되어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달라지더라도 바뀐 당사자에게도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귀하의 경우 갑으로부터 토지개발공사를 의뢰받아 공사를 완료하였음에도 갑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못 받고 있는 상태인데, 만약 갑에 대한 토지개발공사 대금에 대한 유치권이 인정된다면 귀하는 갑뿐만 아니라 위 토지의 새로운 소유자인 을로부터도 못 받은 토지개발공사 대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유치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① 적법하게 다른 사람 소유의 물건을 점유하여야 하고, ② 채권이 점유한 물건과 관련된 채권으로서, 채권이 변제기에 있어서 채권자가 언제든 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③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특약을 한 사실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은 법원은 유치권이 성립하기 위한 점유의 의미에 대해서는 “공사 완공된 건물에 대해서는 자물쇠 등으로 출입폐쇄장치를 하고 건축주 등 타인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는 정도”여야 하며(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9530 판결), “공사대금을 다 지급받지 못해 공사를 중단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제3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1. 6. 3. 선고 2010나88684 판결).

따라서 귀하가 현수막을 철거하였다가 경매가 개시되자 서둘러 다시 현수막과 컨테이너 등을 설치하였다거나, 경매를 위해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를 작성하는 집행관이 부동산 점유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이해관계인을 만나지 못해 보고서 상에 점유관계가 존재하는지 ‘미상’이라고 기재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점유가 계속적, 배타적 점유가 아닌 일시적 점유에 불과하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유치권 성립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요약하자면,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해 건물 등 부동산을 점유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점유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계속적, 배타적으로 점유하여야 하고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공시하여 유치권 행사의 외관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에 반해 단지 형식적으로 유치권 행사를 한다는 현수막을 일시적으로 걸어 놓는다거나 컨테이너 박스만 설치하고 누구든 자유로이 해당 부동산에 들어와 통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계속적, 배타적으로 부동산을 점유한다고 보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유치권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정된 정보에 근거하여 드리는 답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